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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인사동이 깨어난다. 예술과 전통으로부터 빗나간 낯선 것들 익숙하지 않은 것들로부터 인사동이 기지개를 켠다. 예술의 거리라는 본래의 명성을 다시 찾는다.

'제2회 인사미술제'는 인사동을 예술로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재창조한다.

17개 화랑에서 52명의 신인 및 중견작가들이 참여하는 인사예술제는 7월7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지난해 첫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인사동의 대표적인 미술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주제는 '미와 추의 사이에서(Between the Beauty and the Grotesque)'다. 아름다움과 추함 모두에서 예술의 의미를 찾아본다는 의미다. 인사동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자는 의미도 함축하고 있다.

인사미술제의 총괄기획자(커미셔너)는 윤진섭 호남대학교 교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 행사에서 커미셔너라는 중책을 맡았다. 윤 교수는 광주비엔날레에서도 1회 및 3회, 특별전 등 세번이나 총괄기획을 맡은 바 있다. 지금은 국제미술평론가협회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전시기획 및 평론활동에 학교에서의 후진양성 등 1인 3역을 소화하는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다.

◆인사미술제로 가자

미술품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든 콜렉터든 아트페어는 수많은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기존의 아트페어는 코엑스 전시관 같은 장소에서 부스로 나눠진 전시형태를 띠고 있다. 작품은 인간의 상상력과 가치를 뛰어넘지만 정작 예술품은 한정된 곳에 묶여 있는 몸일 수밖에 없다.

인사미술제는 이런 아트페어에 한가지가 더 있다. 인사동 전체가 작품전시회장이라는 점이다.




윤진섭 교수는 "인사동의 각 화랑에서 전시회가 열리기 때문에 인사동 거리문화 전체를 느끼면서 관람을 할 수 있다"며 "여러곳의 여러작품을 전체 맥락 속에서 비교하고 음미하면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인사동에 소재한 17개 화랑에서 열리는 전시회이니 만큼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즐길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교수의 기대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인사동이 예술의 거리로 다시 우리 품에 되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다.

현재 인사동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우리의 것도 점차 사라지고 예술도 줄어드는 형국이다. 예술과 상관없고 우리 전통과 관계없는 국적불명의 것들이 인사동을 조금씩 잠식해 들어와 이제는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는 것. 어수선한 시장바닥과 같은 모습에서 빨리 때를 벗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10년 전만 해도 길을 가다보면 예술을 하는 사람들을 숱하게 만나곤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예술가나 화랑들이 너무나 많이 떠나버리고 말았고 게다가 인사미술제마저 남의 일이라 생각하는 상점들이 점령하고 있는 판국"이라고 꼬집었다.

자그마한 일이지만 인사미술제를 시작으로 행사를 많이 기획한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고품격 행사를 통해 인사동에서 저속하고 품위 낮은 문화가 사라지게 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우리의 코드를 만난다


윤 교수는 인사미술제에서 '우리의 코드'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최근의 흐름은 보이는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것과 엽기나 키치 등 전혀 아름답지 않은 것을 추구하는 것으로 크게 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극사실주의가 다시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예쁜 것에만 길들여져가는 화풍이어서 문제"라며 "돈에 영합하는 작가나 화랑주, 안목없는 자본의 횡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기괴(그로테스크)한 추함을 통해 사회비판적 시각을 견지하는 작가도 있다"며 "이 시대에 어떤 담론을 얘기하느냐도 예술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사미술제에서 그가 발굴해낸 작가 중 한명은 한효석 작가다. 그는 쇠고기로 사람 얼굴을 구성해서 그대로 그려냈다. 인간의 얇은 피부를 벗겨내면 나오는 그대로의 붉은 그로테스크다. 이 시대를 바라보는 문화코드를 몸이라고 선택했다.

윤 교수는 "전시기획을 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현장비평과 살아있는 전시회"라며 "나이의 많고 적음을 막론하고 살아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우리시대를 읽어내며 문화적 코드를 통해 우리 시대의 담론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에겐 우리의 미술이 있다


윤진섭 교수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우리에게는 우리의 미술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창출한 미술장르, 우리의 이름을 붙여 세계 속에 심어내는 것이 그의 목표다.
1970년대 일어난 단색화 운동이 그것이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흐름이었다.

윤 교수는 "우리 미술사에서는 우리의 1970년대 단색화 운동을 서양미술의 분파인 '모노크롬 페인팅'이라고 부르는데 그렇게 부르면 안된다"며 "우리 것을 서양의 미술양식 중 하나에 포함시켜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이며 정확히 단색화(dansaekhwa)라고 불러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1980년대 민중미술을 퀸즈 뮤지엄에서 기획 전시할 때도 '피플스 아트(people's art)'라고 하지 않고 '민중미술(minjoong art)'라고 썼다"며 "우리 아이들을 존이나 톰이라고 부를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의 이 같은 우리 미술에 대한 애정은 국제미술평론가협회 부회장으로서의 활동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는 "국제평론가협회 출판국에서 한국의 근현대미술사에 관한 책을 펴낼 계획"이라며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공용어로 출판할 것을 준비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배급망을 타고 배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내에선 처음으로 2010년이나 2011년에 국제평론가협회 총회도 유치해 우리 미술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컬렉터들이 우리 미술을 사랑하고 후원해 주는 것이 우리 미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인사미술제에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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